#동유럽 여행 7일차 - 비와 음악의 도시, 잘츠부르크의 주경
2013년 11월 23일, 눈을 뜨니 창밖에 비가 내리고 있다. 어제 잠들기 전에 자꾸 우중충한 회색빛 하늘만 보여줄꺼면 차라리 비좀 막 퍼부어서 비오는 거리 스냅좀 찍게 해달라고 혼자 중얼중얼 거렸더니, 이렇게 진짜로 비가 오고 있다. 아싸뵹! 오늘은 건물 보다는 '사람'을 중점적으로 찍어보겠다고 마음먹었고, 숙소를 나서면서는 칠백이를 가방 깊숙한 곳에 살포시 넣어둔 채 fm2와 85.4d를 꺼내들었다.
이렇게 비오는 날이 주는 차분함이 너무 좋다
미라벨정원으로 들어섰다. 아이의 신발을 다시 신겨주고 있는 다정한 아빠의 모습이 보인다. 나도 나중에 애기 낳으면 신발 잘 신겨줘야지
역시 유럽의 쿨내음 터지시는 간지보이들은 자기 애인 우산따윈 씌워주지 않는다.
그리고 자기도 쓰지 않는다. 이깟 비쯤이야 ㅋㅋ "쎄이 치즈"
호엔잘츠부르크로 가는 길에 봤던 거리음악가! 어젠 미라벨 광장의 끝에서 연주하셨는데, 오늘은 정원 한복판에서 구슬픈 소리를 들려주고 있었다.
음, 무슨 다리였는진 이름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중국인들이 엄청 많았었다. 잘츠부르크의 온 중국인들이 이 다리위로 모여드는 것만 같은 느낌. 어제밤에도 그랬고 오늘 낮도, 밤도... 온통 중국인들로 바글거렸다. 중국인들 사이에서 이 다리에 자물쇠를 채우면 영원토록 사랑이 지속된다는 전설이라도 돌고 있는건가.
느므느므 이쁜 귀요뮈 꼬맹이 숙녀님이 다리가 아프셨는지 잠깐 땡깡을 피우더니 아저씨한테 폴싹 업혔다. 초점도 제대로 못맞추는 내 손가락만 빼고 모든게 완벽했다.
배도 살살 고파오고 마침 비도 점점 거세지고, 우린 까페에 들어가 커피나 한 잔 기울이며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참고로 잘츠부르크는 무료 와이파이가 정말 많고 콸콸 잘 터지는 곳이다. 조금만 움직이다 보면 무료 와이파이존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왕이면 젤 맛나는 커피 한 번 마셔보잔 생각에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고 잘츠부르크에서 가장 유명하고도 오래된, 약 300년의 역사를 가진 까페 '토마셀리'를 발견했다.
나는 멜랑쉬(Melange), 친구는 아인스페너?(Einspanner)를 주문했다. 검색한 바에 따르면 두 커피가 맛이 다르다고 했는데... 모르겠다. 구분도 안될 뿐더러 나 같은 촌놈 입맛엔 이놈이든 저놈이든 그냥 다 거기서 거긴 것 같았다. 차라리 학관에서 1500원 주고 사먹는 아메리카노가 더 맛있는 듯 ㅋㅋ 무튼 커피를 시키고 나면 케잌을 들고 돌아다니는 다른 직원이 와서 케잌만 따로 주문을 받는다. 우린 위에 달콤한 설탕가루(?)가 뿌려져 있는 치즈케잌을 주문했다.
모처럼 음식사진좀 찍어보고자 칠백이를 꺼냈는데... 헐 메모리카드를 숙소에 두고 왔다. 어제 사진들 옮긴다고 빼놓은걸 깜빡했다. 그런고로 난 친구를 혼자 까페에 남겨둔 채 숙소를 향해 돌아갔다.
숙소에 들러 메모리 카드를 챙기고 칠백이에 70-200을 물려 거리로 나왔다.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잘츠부르크의 중심가, 게트라이데 거리 (Getreidegasse)
게트라이데 거리에 있는 맥도날드의 간판, 당장이라도 달려가 빅맥 하나 시켜먹고싶어진다.
까페에서 다시 친구를 만나 거리로 나왔다. Goldgasse를 지나 조금만 걷다보면 잘츠부르크 크리스마스마켓이 나온다.
"Hi"
꽤나 진지하게 경청하는 귀여운 아이
잠시 비를 피하러 들린 잘츠부르크 대성당 앞에서 만난 강아지들. 개들이 입고 있는 옷은 일반 개옷이 아니다. 개 전용 "비옷" 이라고 한다 ㅋㅋ 개팔자가 상팔자다
각양각색의 우산들. 무지개빛 우산들의 정말 많이 보였다.
우린 약 4시 정도까지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저녁먹고 다시 나가기 위해 숙소로 돌아왔다. (계속)
Copyright 2013. 빛울림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TRAVEL DIARY > 2013 Austr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잘츠부르크(3) - 잘츠부르크 야경 스냅 (11/23) (0) | 2013.12.04 |
---|---|
잘츠부르크(1) - 할슈타트에서 잘츠부르크 가는법, 호엔잘츠부르크요새, 모차르트 실내악 (11/22) (0) | 2013.12.04 |
할슈타트(2) - 할슈타트 뷰포인트, 할슈타트 박물관 (11/22) (2) | 2013.12.04 |
할슈타트(1) - 할슈타트 전망대, 벨트에르베블릭, 은하수 (11/21) (2) | 2013.12.03 |
빈(4) - 자허토르테, 오페라 마술피리, 아리랑 (11/20) (0) | 2013.12.03 |